추악한 모금 단체의 민낯 | 냉정한 이타주의자가 필요

2018. 5. 3. 00:50생활의 지혜/생활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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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폭로한 '한국 유니세프'의 추악한 실체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유니세프(UNICEF)는 '차별없는 구호'의 정신에 따라 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해 설립된 UN 산하 국제기구입니다. 다른 구호단체도 많지만 UN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 때문에 유니세프는 보다 깨끗하고 정직하게 운영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분들이 뉴스타파와 인사이트의 후속 보도 이후 후원을 중단하는 등 큰 혼란에 빠졌다고 하네요.



 우리가 몰랐던 유니세프의 추악한 민낯

뉴스타파 김지윤 기자에 따르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대한항공 비즈니스 좌석만 고집했고, 성희롱에 인사청탁, 내부고발자 부당해고, 대출몰아주기 등 각종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몰래 '명예 퇴임식'까지 개최했다고 합니다.





사실,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린 '냉정한 이타주의자'에 따르면 어떤 선행이 최대 다수에게 최대의 혜택을 제공하는지 꼼꼼히 냉정하게 따져보고 그것부터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합니다. 단체의 유명세나 연예인 홍보모델, 선행으로 인해 얻게 되는 도덕적 면죄부와 같은 감성적인 접근은 경계해야만 하죠.



 한국 모금 단체 신뢰도의 바닥 없는 추락

특히, 우리나라의 구호단체들은 오래전부터 잡음이 심했습니다. 

1998년에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법정 민간 모금-배분 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 역시도 공금유용과 직원 채용 비리가 있었고, 특히 유흥주점과 음식점 등에서 유흥비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구호단체의 운영비 비중이 너무 커서 실제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일부만이 보내진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KBS가 방송 수신료를 강제로 징수하는 것만큼 어이 없는, 회비를 강제 수금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역시 헌혈한 혈액으로 특정 제약회사의 비자금 조성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한적십자사는 조회가 가능한 5년간 회비를 한번도 납부하지 않았으며, 관련 활동이 없었던 일반 기업인이 박근혜 대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총재로 선출하는 낙하산 인사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모금 광고 유감

TV채널이 많아지다보니 각종 구호단체가 내보내는 모금 광고가 차고 넘칩니다.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가 부족하기 때문인줄은 이해하지만, 자극적이며 저급한 이미지와 영상을 사용하고 인권 및 사생활 침해 우려가 심각하기 때문에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받는 수준입니다.

특히, 모금액중 상당 부분을 에이전시피(대행료)로 지급하기 때문에(거리모금이나 TV방영 모두), 해외송금을 거의 하지 못하고 국내 운영비로 다 써버리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죠.




 '미투'로 다시 부각되는 성추행 문제

2018년 초, 영국 구호단체들이 한바탕 큰 논란을 일으켰던 것도 성매매 스캔들 때문이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은, 2010년 아이티 강진 참사가 발생한 이듬해 구호활동을 벌이던 소장 등 직원들이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자체 조사 후 해고했다고 합니다. 

또한 원조를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한 사례나 영국 옥스팜 숍에서 발생한 성 추문 의혹도 폭로되었습니다.


후폭풍도 심상치 않습니다. 국제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는 2017년 한 해 24건의 내부 성희롱과 성폭력 사건을 적발하고 연루된 직원 19명을 해고했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마저도 2015년 이후 21명의 직원이 성매매로 해고되거나 조사 기간중 사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에서도 직원들의 성매매를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의 전 최고경영자인 유니세프 부국장 역시 재직시절에 동료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휴대전화 문자를 보냈다가 결국 사임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세이브 더 칠드런 회장마저도 사임을 했네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냉정한 이타주의자

그러나, 이 모든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바뀔 수 있으며, 바뀌어야만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분들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열정이 아니라 냉정이라는 점을 꼭 염두에 두고 '가장 효율적인 선행'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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