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의 정석 | 삼성 메르스 사태 사과

2018. 5. 22. 00:00생활의 지혜/생활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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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영향력이 커지면서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구설에 오르는 셀럽(유명인)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SNS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이 커질수록 사람들의 기억속엔 시대를 앞선 현인의 통찰력 넘치는 명언을 떠올리게 됩니다. 바로 박지성 선수가 활약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남긴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표현이죠.


2011년 5월, 맨유의 스타 웨인 루니가 트위터에서 논쟁을 벌이며 '운동장으로 오면 10초 안에 때려 눕혀주마'라며 도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이에 대해 퍼거슨경은 인터뷰중 감독으로서 진지한 충고를 남겼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 'SNS는 인생의 낭비다' (원문보기)



It's about responsibility.

(이건 책임에 관한 문제입니다.)


I think they are responsible for their actions, responsible for what they said on Twitter. 

(전 선수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트위터에 올린 내용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I don't understand it, to be honest with you. I don't know why anybody can be bothered with that kind of stuff. 

(솔직히 말해서 이해가 안 됩니다. 사람들이 왜 그런 류의 것에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어요.)


How do you find the time to do that? There are a million things you can do in your life without that. 

(그딴 거 할 시간을 어떻게 내죠? 인생에서 그거 말고도 할 수 있는 게 100만 개는 되는데요.)


Get yourself down to the library and read a book. 

(차라리 도서관에 가서 책 한권 읽으세요.)


Seriously. It is a waste of time.

(진심으로 말하지만, 그건 시간 낭비예요.)


 사과문의 정석

구설에 오른 이들이 사과문이랍시고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오히려 더 큰 논란을 불러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과의 사전적인 의미는 '우리가 행한 잘못이나 상대방의 불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 배상을 제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직접적이고 개인적으로, 모호하지 않은 방식으로 잘못에 대해 뉘우침을 표현하는 행동'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사과는 '5R'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1. 잘못에 대한 확인 : Recognition

2. 책임감의 인정 : Responsibility

3. 양심의 가책 표현 : Remorse

4. 원상복구를 위한 배상 제시 : Restitution

5. 재발 방지의 다짐 : Repetition


보다 효과적으로 사과하기 위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본인이 직접, 순도 100% 진심으로, 너무 짧거나 길지 않게, 반드시 잘못을 시인하며(통상 물의를 빚어.. 불미스러운.. 등으로 물타기를 합니다),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사실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줬는지는 의문이지만(승계를 위해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한;;;), 우리나라에도 제대로 된 사과문 사례가 있습니다.

  

먼저, 2015년 메르스 사태에 대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문입니다.



저희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특히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분들 아직 치료중이신 환자분들, 예기치 않은 격리조치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저의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십니다. 환자분들과 가족분들께서 겪으신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


저희는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이 참담한 심정입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응급실을 포함한 진료 환경을 개선하고 부족했던 음압병실도 충분히 갖춰서 환자 분들께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이런 감염 질환에 대처하기 위해 예방 활동과 함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의료진은 벌써 한 달 이상 밤낮없이 치료와 간호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격려와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메르스로 큰 고통을 겪고 계신 환자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한편 2008년 1월, 삼성중공업은 충남 태안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47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너무 늦게 사과한 것과 '기상악화'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깔끔한 사과문입니다. 이때의 경험이 보다 명확한 메르스 사과문을 만드는데 교훈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물뿌리기 갑질 사태' 이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과문 발표에도 싸늘한 여론의 반응을 보면, 진정성 있는 사후 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하여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항공의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조현민 전무에 대하여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하여, 한진그룹 내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하여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여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습니다.


또한 차제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습니다.


한번 더 이번 사태를 통하여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임직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환골탈태하여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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