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자에 대한 마지막 예우

2023. 6. 13. 18:30생활의 지혜/생활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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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존경받고 예우 받아야할 이들에 대해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면 그 사회의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행정관청, 법원, 검찰 등의 기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공직자, 특히 고위직을 지낸 전직 공직자를 전 동료이자 선배로서 예우하면서 이들이 계속해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바로 전관예우죠.

부패의 원흉이기 때문에 '예우'라는 표현대신 '전관특혜' 내지는 '전관비리'라 불러야 할 것입니다.

 

책 표지 <전관예우 보고서>

 

이에 반해, 참전 용사나 기부자에 대한 사회적 존경과 예우는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을 비하하며, 이들의 사회 복귀를 부담스런 짐으로 여기는 문화가 팽배해 있습니다.

 

2013년, 화령장 전투 전승 기념 카퍼레이드
대통령 특별 휴가를 받은 군인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려다 성차별이라는 논란에 포기한 이벤트

 

특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사랑을 실천한 '장기기증자' 와 그 유가족에 대한 예우는 정말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지난 2017년, 병원이 장기기증자 시신 처리를 유가족에게 떠넘겼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 병원이 24세 아들의 장기적출을 마치고, 아버지에게 '시신을 가지고 가라'고 해 장례식장 구급차를 불렀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병원 직원도 없이 혼자 구급차에 올라 흔들리지 않도록 시신을 손으로 잡았다고 했습니다.

 

유가족에게 시신을 맡긴 사건을 보도한 뉴스 화면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질병관리본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등에 기증 의사를 철회하신 분들이 줄을 이었으며, 회복하기까지 7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장기적출 끝, 시신 가져가라"…유족 마음 두 번 찢는 일, 막는다 - 머니투데이

[다시 핀 꽃-장기기증]③기증자 예우, 어떻게 달라졌나장기기증자 유족들은 창작곡 '선물'에서 세상 떠난 기증자를 '꽃'이라 불렀다. 꽃이 지는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누군가는 교통사고를 당

news.mt.co.kr

 

그런데,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요?

 

먼저 미국의 <재향군인의 날, Veterans day> 입니다.

매년 11월 11일,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는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같은 기념일로, <재향군인의 날>은 전쟁이나 전투와 관계없이 군에서 복무한 모든 이들을 기리는 날입니다.

 

현충일과 재향군인의 날 차이점

 

미국 각지의 이벤트와 퍼레이드, 각종 상품과 서비스의 할인 혜택 등은 아래 홈페이지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www.military.com/veterans-day

 

그 외에도 현역 군인이 공항에 나타나면 우선탑승, 추가 수화물 서비스 등이 제공되며 mlb 야구장 등에서도 기립 박수로 예우하는 것이 당연한 문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 기증자에 대한 예우 역시 확실합니다.

'Honor walk'라고 부르는 이벤트는, 장기 기증자가 수술실 등으로 옮겨질 때 관련 스태프 모두가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담아 복도 등에 도열해 마지막 인사를 보내는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미국 병원의 honor walk

심지어, 중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네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을 통해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되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계속해서 국민적인 관심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와 과제 산적…넘어야 할 산 많아” - 헬스경향

뇌사자 장기기증은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뇌기능이 완전히 소실돼 회복가능성이 없을 때 실시한다. 장기기증은 장기기증 대기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이자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기

www.k-health.com

 

2023년 6월, 낙상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뮤지컬 배우 박수련(본명 박영인)님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고 박영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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